1인 여행 계획하기
이번에 근로자의 날과 어린이날이 각각 월, 금요일에 배치되어 있는 것을 보고 화~목만 연차를 내면 일주일 내내 여행을 갈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바로 실행에 옮겼고, 4월 29일~5월 6일의 7박 8일간의 여행을 계획했다.
항공은 어찌저찌 4월 29일 오전에 출국해서 5월 6일 저녁에 귀국하는 비행기를 대형 항공사 중에서 가장 저렴한 것으로 구하려고 하다 보니 국내 항공사가 아닌 일본 항공사 JAL을 이용하게 되었다.
숙소는 대충... 아고다를 이용해서 대충 가성비가 좋으면서 도쿄 시내로의 접근성이 좋아 보이는 곳으로 예약하고자 하였는데, 그래서 타바타 역 주변의 호텔을 골랐다. 대충 야마노테 선이 지나니까 어디로든 가기 쉬울 거라 생각했는데, 막상 타바타 주변에 딱히 뭐가 없을 것 같아서 새로 호텔을 찾기로 했다. 사실, 계획하는 도중에 간사이에 갈 일이 생겨서(여행의 이름이 도쿄+α가 된 이유이다) 호텔을 새로 예약해야 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호텔 예약을 변경해 보려고 아고다에 들어가 봤는데...취소하려는 예약을 보니 무려 4월 29일이 아니라 4월 30일 체크인으로 되어 있었다. 간사이에 들리지 않으려고 했더라면 아마 호텔 예약도 그대로 뒀고 4월 29일 하루 동안 깜빡 노숙을 해 버릴 뻔 했다.
호텔 예약은 최종적으로 다음과 같이 되었다. 처음으로는 이케부쿠로 주변, 간사이로 가서 난바, 다시 도쿄로 돌아와서 오차노미즈 주변, 그리고 마지막 날은 캡슐 호텔을 한 번 경험해 보고 싶었으므로 하루는 아키하바라 역 바로 앞의 캡슐 호텔에서 묵기로 하였다.
JR 패스 구매하기
도쿄와 간사이를 왕복하기 위해서 신칸센을 탈 필요가 있었기 때문에 JR 패스를 구매하기로 했다. 신칸센 왕복으로만 약 26000엔이 깨지는데, JR 패스가 29000엔 정도 하니까 나머지 3000엔은 전철에 사용한다고 생각하면 나름 합리적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올해 하반기 즈음 해서 JR 패스가 7일권 50000엔 정도로 가격이 크게 올라간다고 하니 이번이 아니면 쓸 일이 없고 결국 신칸센을 타 볼 일도 없을 것 같아서 JR 패스를 구매하기로 했다.
조사하면서 알게 된 건데, JR 패스는 신칸센의 최고 등급의 노조미, 미즈호를 탈 수 없다고 한다. 신칸센 자체의 배차는 매우 빽빽한 편이라 아무 거나 골라 타도 될 줄 알았는데, 대부분의 열차가 노조미였기 때문에 사실상 이를 제외하면 한 시간에 두 세 대가 오는 정도였다. 아마 골든 위크임을 고려하면 여행 이전에 예약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바로 JR 패스의 구매처를 알아 보았고, 공식 사이트에서 구매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여기서 구매하면 출국하기 전에도 신칸센 지정석 예약을 할 수 있는 것 같았다. 그런데, 클룩에서 구매하면 가격이 수천 엔 더 저렴한 것을 확인하고 그냥 출국해서 JR 패스를 교환한 후에 신칸센을 예매하는 것이 나을 것 같아서 그냥 좀 더 저렴한 클룩에서 구매하였다.
출국 준비하기
출국 체크 리스트는 다음과 같았다. 신청한 엔화를 은행에서 수령하고, 나가기 전에 집 청소 하고. 특히 음식물 쓰레기는 안 비우면 큰일 난다. 여권, JR 패스 교환권, 옷, 수건도 한두 장 챙기고 빨랫감을 담을 비닐 하나, 호텔에서 사용할 맥북, 충전기는 아이폰, 맥북, 워치 용으로 가져가고 멀티탭도 가져간다. 돼지코도 가져가는데, 국내 멀티탭을 이용하면 돼지코 하나만으로 충전기를 여러 개 꽂을 수 있어서 편리하다. 애초에 호텔에 콘센트가 그렇게 많지도 않고. 또, 우리나라에서는 현금을 아예 안 써서 카드 지갑을 사용하지만 옛날에 쓰던 현금이 들어가는 지갑을 특별히 챙겼고, 해외 결제 용도의 카드를 챙겼다. 에어팟, 우산 등도 챙기기로 했다.
딱 하나 못 챙긴 거라고 하면 동전 지갑이었다. 일본에서는 동전 하나가 우리 돈으로 약 5000원의 가치를 지니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동전으로 무언가를 구매할 일이 좀 많았는데, 동전 지갑을 챙기지 못해서 살짝 아쉬웠다.
늦은 시간에 밤을 새러 나간다
아침 7시 50분 비행기였기 때문에, 적어도 6시 정도에는 공항에 도착할 필요가 있었다. 그런데, 내가 사는 곳에서 인천공항 까지는 나름 이른 시간에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는 수단이 있었지만 이번에 이용하는 김포공항 까지는 수단이 지하철 뿐이었고, 첫차를 타도 6시 40분 전후로 도착해서 일정이 처음부터 위태로웠다.
어쩔 수 없이 주변에서 밤을 새기로 하였고, 노량진에 있는 오락실에서 5시까지 밤을 새다가 5시 30분에 9호선을 타고 김포공항에 6시 조금 넘어 도착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ㅋㅋ
사실 이 일정도 좀 불만이 있는 것이, 인천-나리타가 아닌 김포-하네다를 선택한 이유가 하네다가 도쿄 중심부로 더 빨리 갈 수 있어서 그랬는데, 도중에 간사이로 갈 일정이 생겨 JR 패스를 사용할 걸 생각하니 그냥 인천에서 나리타 가고 나리타 익스프레스 탔으면 별반 다를 바 없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고...그러면 새벽에 편하게 인천공항 가면 되기도 했고 싶어서 막상 나가면서 투덜거렸다.
노량진에서 이동하기 전에 혹시 백신접종증명서가 인쇄된 종이가 필요할까 싶어 주변의 24시간 인쇄소에 들렀는데, 분명 백신접종증명서를 업로드했던 Visit Japan Web에 해당 항목이 없었다. 사이트를 3분 정도 뒤졌을까, 확인해 보니 정확히 내가 출국하는 4월 29일부터 백신접종증명서 또는 PCR검사지의 제출이 필요 없어졌다고 한다.
뭐 나야 3차를 접종받은 사람이라 상관 없지만, PCR검사는 요즘 비싸던데 이거 받았다가 제출 필요없다고 하면 좀 그렇지 않을까 싶었다. 72시간 전에는 공표했겠지 싶지만...
출국과 입국
혼자서 여행을 하는 건 처음이기 때문에 공항에 와서도 많이 얼타고 있었다. 인터파크투어를 통해서 예약을 했는데 JAL은 국내 항공사가 아니다 보니까 따로 뭔가 셀프로 하는 것도 없었고, 혼자 어슬렁거리다가 결국 주변에 있는 안내원을 통해 수하물을 부치면서 티켓을 받는거라고 안내받았다...ㅋㅋㅋ
출국 절차는 그렇게 오래 기다리지는 않았다. 저번에 홋카이도 여행을 갈 때에는 정말 지옥같이 오래 줄을 서서 기다렸지만, 이번에는 금방금방 지나갔다. 사실 우리나라야 뭐 공식적으로 오랜 기간 동안의 연휴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니 오랜 대기열은 없을 거라 생각했다. 걱정한 것은 입국 절차였지만, 입국 절차도 엄청 빠르게 지나갔다. 하네다 공항이 원래 이렇게 한산한건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입국 절차 자체는 엄청 빠르게 이루어졌다. 대신에 수하물이 엄청 늦게 나와서 계속 기다려야 했지만...
시부야에서 점심 먹기
첫날의 일정은 시부야에서 점심을 먹고, 적당히 주변을 돌아다니다가 신주쿠에서 저녁을 먹는 것이었다. 사실 이 일정은 백종원의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 도쿄 편 4일차를 참고했다. 스푸파 도쿄 편을 상당히 인상깊게 봤는데, 언제 한번 스푸파에서 소개하는 경로대로 도쿄를 여행해보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었다. 모든 여행 경로를 스푸파로 만들어버리진 못했지만, 적어도 하루 정도는 해 보는게 어떨까 싶어서.
따라서 처음으로 간 곳은 시부야의 토리카츠였다.
방송에 나온 곳이라 기대가 컸던 것인지, 그렇게 엄청나게 맛있는 맛은 아니었다. 물론 큰 기대에 미치지 못했을 뿐 튀김으로써는 훌륭한 맛이었다.
다른 방송에도 나온 건지, 아니면 원래 유명했던 곳인지는 모르겠지만 서양인들도 꽤 있었다. 한국에서는 백종원 파워로 유명한 건진 몰라도 날 포함해서 한국인이 6명이나 있었다. 가게는 10명 조금 넘게 수용할 수 있을까 말까한 규모임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나는 줄을 서지는 않았는데 가게를 나올 때쯤 하니 1층 입구까지 줄을 서 있었다. 가게는 2층에 있었는데.
토리카츠는 이곳, 시부야 햣켄다나에 위치한다. 역과 그렇게 가까운 거리는 아니지만 조금만 걸어오면 되는 거리이다.
그리고 스크램블 교차로 바로 앞에 있는 스타벅스에 들어가서 일본에만 있다는 멜론 프라푸치노를 시켜 먹었다. 멜론을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메로나 정도는 꽤나 사먹는 나한테는 무난한 맛이었다. 사실 멜론 자체는 참외같아서 별로 안 좋아하는데, 가공된 멜론은 먹는 타입이다.
사실 스타벅스에서 건진 건 멜론 프라푸치노보다는 스타벅스 시럽의 펌프. 국내 스타벅스에서는 시럽만 팔고 펌프는 팔지 않는 경우가 많고, 그래서 집에서 바닐라 시럽을 넣어 먹을 때는 그냥 눈대중으로 넣어 먹었었다. 이제 스타벅스 시럽 용 펌프를 구했으니 정량으로 넣을 수 있다는 사실에 안심이 된다.
스크램블 교차로에서 사람이 지나가는 것을 구경할 때는 정말 장관이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지나는 곳이었다니... 가끔 유튜브에 심심하면 시부야 스크램블 라이브 영상을 틀어놓은 적도 있었는데, 두 눈으로 직접 사람들을 내려다보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지나는 것인지를 다시 한번 실감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유명한 하치 공 동상도 찍었다. 사람들이 하치 공과 함께 사진을 찍기 위해 줄을 서 있었다. 사람들이 교대하기 전에 그냥 동상만 한 장 찍었다.
하치코 동상이라고 하길래 강아지의 이름이 하치코인가 했는데, 하치 공을 일본식으로 발음해서 하치코라고 하는 것이었다.
앱등이가 애플 스토어를 어떻게 지나칠 수 있으리. 가서 애플워치 스트랩을 하나 샀다. 한국에서는 13만원 후반에 파는 거지만, 일본에서는 1만 4천엔 후반에 팔더라. 최근에 환율을 반영해서 가격을 올린 것 때문에 한국에서 사는 게 더 싸졌지만, 그냥 여행 왔으니 하나 사기로 했다.
날 전담한 직원만이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우리나라는 '그 사건' 이후로 부담스러울 정도로 친절해진 애플 스토어 직원들이 있지만, 이 직원은 되게 영혼이 없는 것처럼 접객을 했다. 우리나라를 생각하고 가니 좀 당황스러웠다. 그래도 뭐...면전에 욕은 안했으니까 ^^ㅋㅋ
사람들이 여기서 막 사진을 찍길래 일본의 유명 모델이 찍은 건가? 하고 다가가 보니 왼쪽 위에 적혀 있는 Jung Kook. BTS가 진짜 인기가 많긴 한가보다. 어떤 아주머니께서는 BTS 멤버로 보이는(아마 정국이겠지 싶지만) 아크릴 스탠드를 들고 사진을 찍더라.
애플과의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갤럭시에도 다가갔다. 물론 들어가지는 않았다. 한 손에는 아이폰, 다른 한 손에는 워치를 끼고 애플 스토어 종이백을 들고 어떻게 들어가겠는가. 심지어 들고 다닌 가방 안에는 맥북도 있었다.
뒤에서 여학생 두명이 갤럭시다! 하는 걸 들었는데, 플립이 나오고 나서 갤럭시가 인기가 좀 올라간 건가 싶었다.
이 또한 한류의 위엄이겠지요.
이런 일본의 전통 명소에 오는 것은 처음이었는데, 토리이를 처음 보니 정말 압도당하는 느낌이었다. 나무 사이에서 느끼는 내음도 좋았다.
신주쿠 가부키초에서 저녁 먹기
위에서 말했듯이 스푸파 4일차 코스를 따라 간 날이었는데, 하필이면 저녁에 간 라멘집 '리시리'가 신주쿠에서도 환락가로 유명한 가부키초 안에 위치했다. 왜 이런 곳에 있는거야 싶으면서도...여행 가기 전에 일본 지인과 라인으로 통화하면서 가부키초 가도 괜찮냐고 하니까 그렇게 무서운 곳 아니라고 하더라. 한 가지 당부의 말은 '하기로 한 일만 하고 꼭 돌아올 것'. 나폴리탄 괴담도 아니고...
일본에 사는 선배가 김치를 사 달라고 해서 이날 만나기로 했는데, 저녁을 같이 먹자고 해서 같이 가기로 했다. 남자 혼자도 아니고 남녀 둘이서 가면 호스트바 권유같은 건 안들어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었는데...진짜로 딱히 우리한테 접객을 하진 않았다.
문제는, 리시리가 닫혀 있었다는 것. 바로 일본인한테 라인으로 "[급구] 가부키초 주변 저녁으로 먹을만한 곳" 때리니까 리시리 주변의 다른 라멘 집을 추천해 주더라. 다행히 거긴 열려 있어서, 거기로 갔다.
추천받은 쇼유라멘을 시켰다. 아고다시는 날치로 육수를 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 같았다. 일본 여행의 첫 라멘 스타트를 이걸로 끊게 됐는데, 나름 만족스러운 맛이었다.
같이 간 선배는 내가 츠케멘을 먹도록 유도해서 츠케멘을 먹었는데, 츠케멘 베타테스트가 성공해서 나도 다음 라멘은 츠케멘으로 도전해 보기로 했다.
이후 돌아가서 일정을 마무리하고 그대로 호텔에서 뻗었다.
마무리
1일차 결산
실패한 일정: 리시리에서 저녁 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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